
건강검진 결과표를 받아 든 순간, 우리는 흔히 총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에 눈길이 먼저 갑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중성지방 가리비하지 마시고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여러분들의 인디케이터가 있습니다"라며 건강검진표 읽기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합니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이라는 치명적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정말 주목해야 할 단 하나의 수치는 무엇일까요? 복잡한 지표 속에서 본질을 놓치는 현대인들에게 이승훈 교수가 전하는 명쾌한 메시지를 통해, 진짜 봐야 할 건강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LDL콜레스테롤만 집중하라: 동맥경화의 진짜 주범
이승훈 교수는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 HDL 나오면 여러분들은 그냥 LDL만 봐 주세요"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160이 넘어가면 일반인도 고지혈증으로 분류되며, 다른 위험 요인이 있다면 100 이상에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동맥경화가 있거나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라면 7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합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콜레스테롤을 전달하는 택배 상자와 같습니다. 간에서 출발한 이 택배가 부신, 고환, 난소 등 호르몬을 만드는 장기에 전달되어야 하는데, 이미 충분한 상태라면 혈액을 떠돌게 됩니다. 그러다가 혈관벽의 빈틈을 보고 그대로 박혀서 쌓이기 시작하고, 결국 썩어서 동맥경화를 일으킵니다. 이것이 바로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핵심 선분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LDL 콜레스테롤 직접 측정이 서울대병원에서조차 2000년대 들어와서야 가능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승훈 교수가 레지던트 시절에는 프리드 방정식으로 계산해서 산출했을 정도로, 이 수치의 정확한 측정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건강검진에서 LDL 콜레스테롤을 직접 측정하게 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에, 이 검사가 포함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HDL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HDL은 간이 몸에 잘못 들어간 콜레스테롤을 회수해 오는 주머니입니다. HDL 수치가 높다는 것은 많이 회수되고 있다는 의미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회수당할 쓰레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약을 만들려던 전 세계 빅파마들은 20년 전부터 처절한 실패를 겪었습니다. 부작용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LDL은 적고 HDL만 높은 것도 대사적으로 이상한 상태이며, LDL 높은 사람이 HDL도 높다면 무조건 슬퍼해야 합니다. LDL이 뿌리러 다니는 애들이기 때문입니다.
중성지방 집착 버리고 체중에 주목하라: 진짜 건강 인디케이터
이승훈 교수는 "중성지방 제발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라며 중성지방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경계합니다. 중성지방이 200이나 250을 넘으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지만, 지방은 사실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분입니다. 지방이 없으면 근육이 에너지원을 쓸 수 없어서 근육 기능이 대부분 소실되며, 심장과 근육 기능에 엄청 중요한 성분입니다.
중성지방은 그날 삼겹살을 드셨으면 엄청 올라갑니다. 포도당이 올라가는 것 저리 가라 할 정도로 500, 600까지 올라가고, 지방식을 하면 깜짝 놀랄 수준으로 상승합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12시간 금식 후 검사하는 동안 쭉 떨어지기 때문에, 어제 먹은 것의 영향을 크게 받는 변화무쌍한 수치입니다. 중성지방은 여러분의 식이 습관과 현재 비만 상태를 반영하지만, 의학적 개념으로는 복잡해서 일반인이 관리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살이 찐 사람이나 피하지방, 내장지방이 많은 사람이 중성지방이 많으면 염증을 일으키는 지방산이 많아지겠다는 걱정을 하지만, 명확한 수치가 제시되지 않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중성지방이 정상 범위인데도 700, 800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유전적으로 대사에 문제가 있는 특수한 경우입니다. 일반인 수준에서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이승훈 교수는 "중성 지방 가지고 일비하지 마시고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여러분들의 인디케이터가 있습니다. 체중"이라고 강조합니다. 체중은 엄청나게 쉽게 여러분의 몸 상태를 볼 수 있는 지표이며, BMI 지수를 통해 비만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혈액 수치보다 거울 앞에 선 본인의 체형과 체중계 숫자가 훨씬 정직한 건강 지표라는 것입니다. 지방 섭취를 줄이면 중성지방이 굉장히 많이 떨어지고, 적게 먹어도 살이 쪄 있는 상태는 이미 몸 안에 중성지방 형태가 많아서 지방산이 나오면서 중성지방이 많아지는 상황입니다.
건강검진 회피하는 타조 증후군: 뇌졸중 환자의 후회

이승훈 교수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은 고지혈증에 대한 인식 부족입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지질 대사 학회의 '지질'이 땅을 말하는 것인지 기름을 말하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개념 정리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어도 혈압이 높아서 혈관이 터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고, 당뇨는 다리를 자르고 신장과 눈에 문제가 생기는 무서운 합병증을 많이 보니까 환자들이 너무 무서워합니다. 하지만 고지혈증은 단독으로 무엇이 문제라고 말하기 애매해서, 아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약을 처방받으면 환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를 통해 고지혈증이 동맥경화의 주인공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은 심장 마비로 사망할 수 있고, 뇌졸중으로 장애자가 될 수 있습니다. 두 장기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혈관에 다 생길 수 있어서 장경색, 신장 기능 이상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고지혈증은 높게 나와도 환자 본인이 스스로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승훈 교수는 건강검진을 회피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타조'에 비유합니다. "제가 책에 쓴 타조놈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타조가 그렇잖아요. 사냥을 하러 가면 사냥꾼을 보고 무서워서 머리를 풀숲에 박아 버리잖아요. 몸은 다 보이는데 뭐 하는 거죠? 자기만 안 보이면 본인만 안 보이면 내가 사냥꾼 안 보인다고 착각을 하는 거잖아요." 사람도 똑같이 행동합니다. 낌새가 안 좋으면 건강검진을 하러 가지 않고, 2년 3년 쉽게 넘어가며 아무것도 안 합니다. 그러다가 뇌졸중이 생긴 다음에 병원에 와서 고혈압과 당뇨를 진단받는 비극이 반복됩니다.
놀랍게도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 중에는 그 전에 고혈압이 없었다고 말하지만, 현재 혈압이 190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화혈색소가 처음 입원했더니 9, 12가 나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승훈 교수는 "환자분들한테 건강하게 사세요. 골고루 드세요. 운동하세요라고 얘기하는 거는 사실 의사가 얘기하기 전에 본인이 갖춰야 될 덕목입니다"라며, 일반인이 환자까지 됐는데 운동을 적당히 하지 않거나 담배를 계속 피거나 과음을 하는 것은 본인 몸에 대해서 불성실한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환자들이 "교수님 죄송합니다"라고 하면, 그는 "왜 저한테 죄송하나요? 본인한테 죄송해야죠"라고 답합니다.
건강검진은 여러분이 나중에 사망하거나 장애자가 되는 비극을 평상시에 1년에 한 번 정도 아주 가벼운 노력으로 미리 막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은 정말로 간단한 혈액 검사, 간단한 혈압 검사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할 이유가 없습니다. 본인이 걱정되는 것이 있으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가벼운 검사를 해 보는 것이 필수입니다.
복잡한 수치에 매몰되기보다 LDL 콜레스테롤이라는 명확한 지표에 집중하고, 중성지방보다는 체중과 BMI로 본인의 상태를 파악하며, 무엇보다 타조처럼 머리를 숨기지 말고 매년 성실하게 건강검진을 받는 것. 이승훈 교수가 강조한 이 세 가지 원칙은 뇌졸중이라는 비극을 예방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명쾌한 로드맵입니다. "의사가 강조해서 얘기를 하는 건 기본을 안 하셨다는 거죠"라는 그의 일침은, 건강 관리의 성실함이야말로 최고의 예방약임을 뼈저리게 상기시킵니다.
[출처]
뇌졸중 핵심 지표! 건강검진 '이 수치'만 보세요 /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Sq12jbchvzk